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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과 광물 사이 박물학의 스펙트럼 사실 생물과 광물을 엄격히 나누는 사고방식은 최근에 와서야 정립되었다. 생물학이란 말 자체가 1736년에 출간된 린네의 저서에서 파생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광물과 다른 체계를 지닌 자연물로 생물을 바라본지 채 300년도 흐르지 않은 것이다. 기우치 세키테(木内石亭, 1725-1808)의 雲根志 중에서 이렇게 과학이 출현하기 이전 인류는 생물과 광물을 이분법으로 구분 짓기 보다는 이들을 하나로 아우르는 박물학의 시각에서 자연을 접했다. 여기서 박물학이란 실험과 분석 보다는 경험과 기억을 통해 자연물의 생태를 기록하는 학문을 지칭하는데 박물학의 과거 서적을 살펴보면 광물로도 생물로도 분류하기 힘든 자연물들이 무수히 등장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실험도구와 공식이 아니라 육.. 더보기
시부사와 다츠히코의 장난감 대마왕 시부사와!? 시부사와 다쓰히코 (澁澤龍彦, 1928-1987) 만큼 일본 서브컬처에 깊은 울림을 남긴 이도 드물다. 일본의 유명 무크지에서는 작년에 그의 사후 30주년 특집호를 발간했는데 그 잡지에는 종교학자, 소설가, 패션 아티스트, 뮤지션, 평론가, 잡지 편집장 등 서브컬처 일선에서 활약을 펼치는 이름이 망라되어 있다. 이들의 연령도 다양하여 시부사와가 직접 가르쳤던 70대 불문학과 교수를 기점으로 시부사와를 대마왕이라 부르며 추앙하는 30대 인기 만화가에 이르기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 출판된 지 4,50년이 지나도 시부사와의 책을 찾는 이들이 끊이지 않으며 시부사와가 주요 캐릭터로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이 이번 달에 개봉할 정도로 대중에 널리 알려져 있다. 시부사와의 .. 더보기
서브컬처를 넘으려는 서브컬처의 함정 시노마루 노도카, 우동 나라의 금색 털뭉치, 2012년 8월부터~ 그러나 우동 이야기만은 아닌 카가와현 다카마쓰시 상점가 안에서는 어디서든 우동을 만날 수 있다. 그건 이미 충분히 많은데도 새롭게 들어서고 있는 우동 가게에서만은 아니다. 심지어 서점이나, 서브컬처 전문 가게에서도 우동과 만날 수 있다. 서점 어디에나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이 “우동 나라....”라는 만화 앞에서 살짝 어지러움을 느꼈다. 도대체 이 나라는... 하면서 혀를 차면서도 한편으로는 그깟 우동 가지고 대체 어떤 이야기가 가능할까 라는 호기심으로 일단 1권을 사서 읽기 시작했는데, 갓 뽑아낸 카가와 특유의 우동면발의 감칠맛처럼 멈출 수 없는 은은한 중독성이 있어 9권까지 다 사고 말았다. 일단 이 만화는 『미스터 초밥왕』이나 『신의.. 더보기